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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New York

맨해튼 에어비앤비 첫 경험: 엘리베이터 없는 6층 워크업 아파트 한 달 살기와 숙소 고르는 기준

by jynext 2026. 8. 31.
맨해튼의 엘리베이터 없는 붉은 벽돌 6층 워크업 아파트 외관

제가 지낸 건물 외관. 붉은 벽돌 6층 건물로, 바깥에 철제 비상계단이 붙어 있습니다

미국 · 뉴욕

맨해튼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습니다. 이전 뉴욕 여행 때는 저지시티의 레지던스 호텔에서 편하게 지냈는데, 한 달 동안 묵기에는 숙박비 부담이 커서 이번에는 맨해튼 안의 에어비앤비를 골랐습니다.

후기는 많지 않았지만 사진 속 실내가 깔끔했고 방이 2개라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 집이었습니다. 이 글에는 그 6층 집에서 한 달을 지낸 이야기와, 그 경험으로 정리한 맨해튼 에어비앤비 고르는 기준을 적었습니다.

이 글의 기준
  • 숙소: 맨해튼 에어비앤비, 방 2개,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6층
  • 기간: 약 한 달 (맨해튼 한 달 살기)
  • 뉴욕 단기 임대 규정: 2023년 9월 시행 기준

1. 도착해서 알게 된 '엘리베이터 없는 6층'

예약할 때는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숙소 설명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제 실수였습니다. 건물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만 이어지는 6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뉴욕에는 이런 건물이 흔합니다.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으로만 오르내리는 아파트를 '워크업(walk-up)'이라고 부르는데, 오래된 5~6층짜리 공동주택 중에는 지금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많습니다. 계단 폭도 좁아서, 꺾이는 구간에서는 몸을 옆으로 돌려야 겨우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맨 위 사진이 제가 지낸 건물입니다. 1층 위로 창문이 다섯 줄 더 올라간 붉은 벽돌 6층 건물이었습니다. 외벽에는 검은 철제 비상계단(fire escape)이 붙어 있고, 창문마다 창문형 에어컨이 하나씩 달려 있었습니다. 뉴욕 오래된 아파트에서 흔히 보는 모습인데, 밖에서 볼 때는 예뻐 보여도 이런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문제는 짐이었습니다. 한 달 치 짐이라 캐리어 무게만 30kg이 넘었고, 백팩도 5kg이 넘었습니다. 게다가 도착할 즈음 심한 감기몸살까지 걸려 있어서 몸이 무거웠습니다. 계단 아래에서 '여기서 한 달을 어떻게 지내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2. 짐을 나눠 8번 오르내리기

캐리어를 통째로 들고 올라갈 수는 없어서, 짐을 몇 덩어리로 나눠 계단을 8번 오르내리며 옮겼습니다. 6층을 8번 왕복하고 나니 다리가 풀릴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푹 자고 일어나니, 이상하게 입맛이 돌고 몸살 기운도 많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계단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웃으며 기억할 수 있는 첫날이 됐습니다.

3. 한 달 살아 보니 알게 된 장단점

처음엔 막막했지만 지내다 보니 꼭대기 층이라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구분 내용
좋았던 점 위층에 사는 사람이 없어 층간 소음이 전혀 없었고, 아침에 발코니 문을 열면 새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했습니다.
힘들었던 점 장을 볼 때마다 6층까지 들고 올라갈 생각에 무거운 물건은 덜 사게 됐습니다. 생수 한 박스를 사 온 날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기타 택배나 배달 음식을 받을 때도 매번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습니다.
맨해튼 에어비앤비의 침실 2개와 거실, 주방과 발코니 문

침실 2개와 거실(위), 주방과 발코니 문(아래)

실내는 사진에서 본 대로 깔끔했습니다. 나무 바닥에 유리 격자문이 달린 침실 2개가 나란히 있고, 거실 벽에는 큰 TV가 걸려 있었습니다. 주방에는 전기 코일 레인지와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가 있어서 한 달 동안 직접 밥을 해 먹기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거실 끝 유리문을 열면 작은 발코니로 나갈 수 있는데, 아침마다 새소리가 들린 곳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난방은 벽에 붙은 스팀 라디에이터 방식이었고, 집에 휴대용 전기 히터도 따로 있었습니다. 냉방은 창문에 끼우는 에어컨으로 해결하는 구조라, 계절에 따라 냉난방 방식도 미리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니 계단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짐이 많거나 무릎이 불편한 분이라면 워크업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뉴욕 에어비앤비, 30일 기준을 알아 두세요

뉴욕시는 2023년 9월부터 단기 임대 규정(Local Law 18)을 강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30일 미만으로 집을 빌려주려면 호스트가 시에 등록해야 하고, 호스트가 그 집에 함께 살면서 게스트는 2명까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규정 이후 맨해튼에서는 집 전체를 빌려주는 30일 미만 숙소가 크게 줄었습니다.

반대로 30일 이상 머무는 경우는 이 규정의 대상이 아니라서, 한 달 살기처럼 30박 이상 예약하면 선택지가 훨씬 넓어집니다. 짧은 여행이라면 호텔이나 레지던스를, 한 달 이상이라면 장기 숙박용 에어비앤비를 살펴보는 식으로 나눠 생각하면 됩니다.

5. 실수에서 배운 숙소 고르는 기준

이 숙소에 이어 보스턴에서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그곳에서도 예상 못 한 일이 있었습니다. 두 번의 경험으로 정리한 확인 항목입니다.

예약 전 확인할 것
  • 엘리베이터: 숙소 설명과 편의시설 목록에 '엘리베이터(Elevator)'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안전합니다. 층수도 꼭 확인하세요.
  • 냉난방 방식: 오래된 건물은 라디에이터 난방과 창문형 에어컨인 경우가 많으니 숙소 설명에서 확인하세요.
  • 건물 외관 사진: 실내 사진만 있고 외관이 없다면, 지도 앱의 거리 보기로 건물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 오래된 벽돌 건물이면 워크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후기: 후기가 적은 숙소는 정보가 부족합니다. '계단', 'stairs', 'walk-up' 같은 단어로 후기를 검색해 보세요.
  • 짐과 장보기: 내 짐 무게와 장보기 횟수를 생각했을 때 몇 층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미리 정해 두세요.
  • 호스트에게 문의: "큰 캐리어가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있나요? 몇 층인가요?"라고 예약 전에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 규정 확인: 30일 미만 예약이라면 뉴욕시에 등록된 숙소인지 확인하세요.

늘 호텔이나 레지던스만 이용하다가 처음 에어비앤비를 써 보면서 몸은 고생했지만, 덕분에 숙소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다음에 맨해튼에서 한 달을 지낸다면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인지부터 확인할 생각입니다.

※ 뉴욕시 단기 임대 규정은 뉴욕시 특별단속국(OSE) 안내를 참고했습니다. 규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