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말, F1 캐나다 그랑프리 기간의 몬트리올은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온 팬들로 거리가 붐볐고, 시내 상점과 식당 테라스마다 흑백 격자무늬 깃발이 걸려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축제용 장식이겠거니 하고 지나쳤는데, 이 깃발이 무슨 뜻인지 알고 나니 거리를 보는 재미가 달라졌습니다. 이 글에는 그 깃발 이야기와 F1 기간 몬트리올 거리 풍경을 적었습니다.
- 방문 시기: 2026년 5월 20~27일 (F1 캐나다 그랑프리 5월 22~24일)
- 다루는 내용: 체커기의 뜻과 유래, F1 기간 거리 분위기, 생폴 거리
1. 흑백 격자무늬 깃발, 체커기
상점과 테라스마다 걸려 있던 깃발의 이름은 '체커기(Chequered Flag)'입니다. 자동차 경주에서 레이스가 끝났다는 걸 알리는 깃발입니다.
- 경기 종료 신호: 정해진 바퀴 수를 다 돈 차가 결승선을 지날 때 체커기를 흔듭니다. 1위 차가 지나간 뒤에는 나머지 차들도 차례로 체커기를 받으며 경기를 마칩니다.
- 우승의 상징: F1 중계에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고 하면 그 경기에서 우승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F1 기간에 도시 곳곳에 체커기를 거는 건, 이 도시가 경주를 함께 즐기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2. 왜 흑백 바둑판무늬일까
체커기가 언제, 왜 생겼는지는 확실한 기록이 없고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 '체커'라는 사람들: 20세기 초 미국의 장거리 자동차 경주에서는 구간마다 차량 통과를 확인하는 사람을 '체커(checker)'라고 불렀고, 이들이 바둑판무늬 깃발을 썼다는 설이 있습니다.
- 잘 보이는 무늬: 흑백 격자무늬는 먼지와 연기가 많은 서킷에서도, 빠르게 달리는 운전자 눈에도 다른 깃발과 헷갈리지 않고 잘 보입니다.
어떤 설이 맞든, 지금은 전 세계 자동차 경주에서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3. F1 기간의 몬트리올 거리
깃발의 뜻을 알고 다시 거리를 걸으니, 상점마다 걸린 체커기가 그냥 장식이 아니라 축제가 시작됐다는 신호처럼 보였습니다. F1 기간에는 시내 주요 거리마다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체커기가 걸린 생폴 거리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구시가지(Vieux-Montréal)의 생폴 거리(Rue Saint-Paul)입니다. 돌이 깔린 좁은 길 양쪽으로 오래된 석조 건물이 이어져 있어 유럽 도시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F1 기간에는 길 위로 체커기가 줄지어 걸려 있었고, 앞사람 뒤통수만 보일 만큼 사람이 많았습니다. 페라리 팀 셔츠처럼 F1 팀 옷을 입은 팬도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3 Brasseurs Saint-Paul에서 맥주 한잔
이 거리에 있는 수제 맥주집 '3 Brasseurs Saint-Paul'에 들어갔습니다. 3 Brasseurs는 퀘벡 곳곳에 지점이 있는 브루펍인데, 매장 안에 맥주를 만드는 큰 스테인리스 탱크가 있어서 그 자리에서 만든 맥주를 바로 마실 수 있습니다. 메뉴판에도 '매장에서 직접 만든 맥주(Brassée sur place)'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F1 기간이라 그런지 메뉴판 맨 위에도 체커기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매장 안 TV에서는 F1 경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천장에는 맥주병을 엮어 만든 샹들리에가 달려 있고, 빨간 의자와 오래된 철제 기둥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독특했습니다.
맑은 황금색 맥주 한 잔과 붉은빛이 도는 앰버 맥주 '라앙브레(L'Ambrée)' 한 잔, 그리고 얇은 도우 위에 루콜라, 말린 토마토, 치즈, 적양파를 올린 플랫브레드를 시켰습니다. 앰버 맥주라 쓴맛이 강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쓰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습니다. 매장에서 바로 만든 맥주라 그런지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 좋았습니다.

F1 기간의 생폴 거리와 3 Brasseurs Saint-Paul
| 생맥주 크기 | 용량 | 가격 (메뉴판 기준) |
|---|---|---|
| 글라스(Verre) | 25cl | C$8 |
| 파인트(Pinte) | 47cl | C$12 |
| 메가 파인트 | 1L | C$22 |
| 피처(Pichet) | 1.5L | C$34 |
여기에 퀘벡 세금(약 15%)과 팁이 따로 붙습니다. 여럿이 간다면 피처가, 여러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작은 글라스로 나눠 시키는 게 좋습니다.
- 생폴 거리(Rue Saint-Paul): 구시가지의 돌길. 테라스에 앉아 분위기를 즐기기 좋음
- 크레센트 거리(Rue Crescent): F1 주간에 차 없는 거리로 바뀌고 전시와 공연, 거리 행사가 열리는 곳
- 생트카트린 거리(Rue Sainte-Catherine): 시내를 가로지르는 큰 쇼핑 거리. F1 관련 장식과 행사가 많음
거리 행사 일정은 해마다 달라지니 몬트리올 관광청이나 각 거리 행사 공지를 확인하세요.
서킷에 직접 가서 본 이야기는 몬트리올 F1 관람 후기에 따로 적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는 차를 제대로 못 봤지만, 체커기가 걸린 거리를 걸으며 도시 전체가 함께 즐기는 축제 분위기는 충분히 느꼈습니다. F1 기간에 몬트리올에 간다면 경기장뿐 아니라 시내 거리도 꼭 걸어 보세요.
※ 거리 분위기는 2026년 5월 F1 기간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체커기 유래는 여러 설 중 널리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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