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경비를 줄이려고 숙소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게 에어비앤비(Airbnb)입니다. 저도 그랬는데, 뉴욕에 이어 보스턴에서도 가격만 보고 고른 숙소가 연달아 실패였습니다.
보스턴에서는 하버드 대학교 바로 앞이라는 위치, 그리고 짐이 많아서 1층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숙소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1층이 아니라 사실상 지하였고, 결국 입주 3일째 새벽에 숙소 안에서 쥐가 나왔습니다. 이 글에는 그때 겪은 일과, 다녀와서 알게 된 에어비앤비 환불 규정과 대처 방법을 적었습니다.
- 숙소 위치: 하버드 대학교 근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 있었던 일: 지하 같은 1층 방, 환기 안 되는 구조, 3일째 새벽 쥐 출몰, 중도 퇴실
- 규정 기준: 에어비앤비 재예약 및 환불 정책 (2026년 확인)
1. '1층'이라던 방은 사실상 지하였습니다
하버드 대학교는 보스턴 바로 옆 도시인 케임브리지(Cambridge)에 있습니다. 숙소는 학교 바로 앞이라 교통은 아주 좋았습니다. 짐이 무거워서 계단이 없는 1층 방을 일부러 골랐는데, 도착해 보니 건물이 경사진 땅에 지어져 있어서 앞쪽에서 보면 1층이어도 방 안에서는 지하에 가까웠습니다.
- 창문: 열리지 않아서 환기가 거의 안 됐습니다.
- 창밖 풍경: 거실 창밖은 쓰레기장, 안방 창밖은 주차장이라 차 바퀴만 보였습니다.
- 건물 상태: 나무 계단 일부가 부서져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몸도 좋지 않았고,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니느라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래도 위치는 좋으니 며칠만 버티자"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사진을 보면 방 안은 평범하고 깔끔해 보입니다. 침실과 부엌만 보면 문제가 있는 숙소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야 나오는 출입문, 땅에 거의 붙어 있는 창문, 바로 옆 쓰레기통과 철망 울타리는 숙소 소개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환기나 해충처럼 사진에 담기지 않는 문제는 직접 가 보기 전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위: 건물 뒤쪽 출입문과 옆 골목 / 아래: 침실과 부엌
미국 집은 경사지에 지어진 경우가 많아서, 반지하나 지하층을 'garden level', 'lower level', 'basement' 같은 이름으로 올리기도 합니다. 1층이 꼭 필요하다면 예약 전에 호스트에게 "계단 없이 들어갈 수 있는지", "창문이 열리는지", "창밖이 무엇인지"를 직접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2. 입주 3일째 새벽 1시, 쥐가 나왔습니다
3일째 되던 날 새벽 1시쯤, 쥐가 돌아다닌다는 비명에 잠이 깼습니다. 너무 놀라서 사진을 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걸 찍을 정신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날 밤은 다시 잠들지 못하고 뜬눈으로 아침을 기다렸습니다.
아침 6시에 호스트에게 연락했지만, 돌아온 답은 "저녁에 방역팀을 보낼 테니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쥐가 나온 방에서 하루를 더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호스트가 남은 날짜만큼 환불해 주겠다고 해서 바로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당일에 예약할 수 있는 보스턴 시내 숙소는 거의 없었고, 남아 있는 곳은 원래 예산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아픈 몸으로 짐을 끌고 숙소를 다시 구하느라 돈도, 체력도 많이 잃었습니다.
3. 쥐가 나오는 숙소인데 평점은 왜 높았을까
가장 이해가 안 됐던 건 예약할 때 이 숙소의 평점이 꽤 높았다는 점입니다. 다녀와서 생각해 보니 이유가 몇 가지 있었습니다.
| 이유 | 설명 |
|---|---|
| 위치와 가격 | 하버드 바로 앞에 가격도 싸다 보니, "이 가격에 이 위치면 괜찮다"며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
| 서로 평가하는 구조 | 에어비앤비는 게스트와 호스트가 서로 후기를 남깁니다. 지금은 양쪽이 다 쓰거나 기간이 끝나야 후기가 공개되지만, 그래도 나쁜 후기를 쓰기 망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
| 사전 점검 없음 | 에어비앤비가 모든 숙소를 직접 찾아가 위생이나 해충을 점검하지는 않습니다. 사진과 설명이 좋으면 실제 상태를 알기 어렵습니다. |
시장조사 일을 하면서 평균 점수만 보면 안 된다는 걸 자주 봤는데, 숙소 평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균이 높아도 낮은 점수를 준 후기 몇 개에 진짜 문제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숙소를 고를 때는 평점보다 최근 후기 중 낮은 점수부터 읽어 보는 걸 권합니다. '벌레', '냄새', '지하', '창문' 같은 단어가 반복해서 나오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4. 이런 일을 겪는다면: 에어비앤비 환불 규정과 대처법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남은 날짜만 환불받고 나왔지만, 나중에 에어비앤비 규정을 찾아보니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었습니다.
해충은 '숙박 문제'에 해당합니다
에어비앤비의 재예약 및 환불 정책은 숙소가 깨끗하고 위생적이지 않거나 건강·안전에 위험이 있는 경우를 '숙박 문제'로 봅니다. 쥐나 벌레가 나오는 숙소는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발견 후 72시간 안에 에어비앤비에 신고
문제를 발견한 뒤 72시간 안에 에어비앤비에 알려야 합니다. 호스트와만 이야기하고 끝내지 말고, 에어비앤비 앱의 고객지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신고해 두는 게 좋습니다.
사진이 없다면 메시지 기록을 남기기
쥐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 건 찍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호스트에게 보낸 메시지 기록이 증거가 됩니다. 언제 무엇을 봤는지 에어비앤비 앱 메시지로 남기고, 호스트가 방역이나 환불을 언급한 답장도 지우지 말고 두세요.
환불과 재예약 도움
규정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상황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환불을 하거나, 비슷한 숙소를 다시 찾도록 도와줍니다. 다만 새로 잡은 숙소가 더 비쌀 때 그 차액을 내 주는 건 의무가 아니라 에어비앤비가 판단해서 결정합니다. 그래도 새 숙소 영수증을 챙겨서 신고할 때 함께 요청해 볼 수는 있습니다.
- 안전한 곳으로 피한 뒤, 본 시간과 내용을 바로 호스트에게 앱 메시지로 보내기
- 72시간 안에 에어비앤비 고객지원에 공식 신고
- 호스트 답장, 새로 잡은 숙소 영수증 저장
- 환불 또는 재예약 지원 요청, 차액도 함께 요청해 보기
5. 다녀와서 바뀐 숙소 고르는 기준
뉴욕과 보스턴에서 연달아 에어비앤비가 실패하고 나서, 여행 중 숙소만큼은 조금 더 내더라도 확인된 곳을 고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몸이 아프거나 짐이 많을 때 숙소까지 문제가 생기면 여행 전체가 힘들어집니다.
- 평점 숫자보다 최근 낮은 점수 후기를 먼저 읽기
- '1층', '조용함' 같은 설명은 호스트에게 직접 확인하기
- 문제가 생기면 호스트와만 해결하지 말고 플랫폼에 공식 신고하기
- 짐이 많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땐 문제가 생겨도 대응이 빠른 호텔도 함께 고려하기
평점 뒤에는 가격과 위치 때문에 불편을 참고 넘어간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당황해서 서둘러 나오기보다, 기록을 남기고 플랫폼을 통해 정식으로 요청하시길 바랍니다.
※ 환불 규정은 에어비앤비 재예약 및 환불 정책을 2026년 10월에 확인한 내용입니다. 규정은 바뀔 수 있으니 문제가 생기면 최신 정책을 다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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