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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Boston

보스턴 하루 코스: 퍼블릭 가든 스완 보트, 뉴베리 스트리트, 코플리 스퀘어까지 걷기

by jynext 2026. 8. 29.
보스턴 퍼블릭 가든 라군 호수와 다리, 잔디밭에서 쉬는 사람들

퍼블릭 가든 라군 호수. 다리 오른쪽 아래가 스완 보트 선착장입니다

미국 · 보스턴

보스턴 시내 한가운데에는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과 퍼블릭 가든(Public Garden)이라는 큰 공원 두 곳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습니다. 빌딩 사이에서 잔디밭과 호수를 만날 수 있어서, 보스턴에 머무는 동안 지나갈 때마다 잠깐씩 쉬어 가던 곳입니다.

이 글에는 두 공원을 걷고, 퍼블릭 가든 호수에서 스완 보트(Swan Boats)를 탄 뒤, 바로 옆 뉴베리 스트리트(Newbury Street)까지 걸어간 하루 코스를 정리했습니다. 보스턴에 도착한 첫날인 5월 12일에 다녀온 코스이고, 스완 보트 요금과 운영 기간은 공식 사이트에서 다시 확인해 적었습니다.

이 글의 기준
  • 방문: 2026년 5월 12일(화), 스완 보트는 오후 2시경 탑승
  • 코스: 보스턴 커먼 → 퍼블릭 가든 · 스완 보트 → 뉴베리 스트리트 → 코플리 스퀘어
  • 스완 보트 요금·운영 시간: 2026년 공식 사이트 기준

1. 보스턴 커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브루어 분수, 나무 그늘 산책로, 공원 옆을 지나가던 덕 투어 차량

브루어 분수 → 나무 그늘 산책로 → 공원 옆을 지나가던 덕 투어 차량

보스턴 커먼은 1634년에 만들어진 공원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공원으로 꼽힙니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소를 풀어 키우던 공동 목초지였고, 지금은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가 있는 시민 공원입니다. 독립 운동 유적을 따라 걷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도 이곳에서 시작합니다.

파크 스트리트(Park Street)역 쪽에서 들어가면 커다란 청동 분수인 브루어 분수(Brewer Fountain)가 먼저 보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아이들이 분수 가장자리에 매달려 물에 손을 담그며 놀고 있었고, 주변 벤치에는 햇볕을 쬐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공원 안쪽 산책로는 양옆으로 키 큰 나무가 줄지어 있어서, 5월인데도 햇살이 강한 날이었지만 그늘 아래를 걷기에 좋았습니다.

공원 옆 도로에서는 연두색 수륙양용 차량을 탄 '보스턴 덕 투어(Boston Duck Tours)'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내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찰스강에 들어가는 관광 투어인데, 보스턴 시내를 걷다 보면 자주 마주칩니다.

2. 퍼블릭 가든: 미국 최초의 공공 식물원

찰스 스트리트(Charles Street)를 건너면 바로 퍼블릭 가든입니다. 1837년에 문을 연 미국 최초의 공공 식물원으로, 보스턴 커먼보다 꽃과 나무가 정돈된 정원에 가깝습니다. 한가운데에 '라군(Lagoon)'이라고 부르는 호수가 있고, 그 위로 가로등이 달린 돌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5월 중순의 퍼블릭 가든은 호숫가를 따라 늘어선 버드나무가 연둣빛으로 늘어져 있었고, 흰 꽃이 핀 나무와 붉은 단풍나무가 섞여 있었습니다. 호수 너머로는 파란 유리로 된 고층 빌딩(200 Clarendon, 옛 존 핸콕 타워)과 오래된 교회 첨탑이 함께 보여서,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공원이라는 게 실감 났습니다.

라군 위의 다리 위에서 스완 보트를 내려다보는 사람

라군 위의 다리. 다리 위에서 스완 보트를 내려다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 공원에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다리 위는 호수를 내려다보는 사람들로 붐볐고,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펴고 누워 햇볕을 쬐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커다란 흰색 사모예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 호숫가에 앉아 오리를 구경하는 가족도 있었습니다.

퍼블릭 가든 입구 간판, 조지 워싱턴 기마상, 산책로

퍼블릭 가든 입구 간판, 조지 워싱턴 기마상, 나무 그늘 산책로

퍼블릭 가든에서 찾아볼 만한 것
  • '아기 오리에게 길을 비켜 주세요(Make Way for Ducklings)' 동상: 같은 제목의 그림책 속 엄마 오리와 새끼 오리 여덟 마리를 청동으로 만든 조형물입니다.
  • 조지 워싱턴 기마상: 알링턴 스트리트 쪽 입구에 있습니다.
  • 라군 위의 다리: 다리 위에서 호수와 스완 보트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3. 졸업 시즌과 버스커들

졸업 시즌의 보스턴 퍼블릭 가든

5월 졸업 시즌의 퍼블릭 가든

제가 보스턴에 있던 5월 중순은 마침 근처 대학들의 졸업 시즌이었습니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에는 대학이 많아서, 공원 곳곳에서 학위복을 입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졸업생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검은 가운에 금색 띠를 두르고 졸업장 커버를 든 채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축하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숫가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졸업생, 기타 버스커, 인형으로 장식한 1인 밴드

호숫가에서 사진을 찍던 졸업생, 기타 버스커, 인형으로 장식한 1인 밴드

호숫가에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버스커가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바퀴 달린 받침대 위를 인형과 냄비, 나팔, 해바라기 장식으로 가득 꾸미고 기타와 하모니카를 함께 연주하는 1인 밴드도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모습이라 한참 서서 구경했습니다.

4. 퍼블릭 가든 스완 보트 타기

선착장에서 승객이 타는 모습(위)과 호수를 도는 스완 보트(아래)

선착장에서 승객이 타는 모습(위)과 호수를 도는 스완 보트(아래)

퍼블릭 가든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라군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스완 보트입니다. 1877년부터 한 가족이 대를 이어 운영해 왔고, 배 뒤쪽에 커다란 백조 모양 장식이 달려 있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보는 '오리배'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손님이 페달을 밟는 방식은 아닙니다. 백조 장식 안에 앉은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 배를 움직이고, 손님은 앞쪽 빨간 벤치에 줄지어 앉아 경치만 보면 됩니다.

구분 내용 (2026년 기준)
요금 성인 $4.75, 65세 이상 $4.25, 2~15세 $3.25, 2세 미만 무료
운영 기간 4월 중순 ~ 9월 초 (2026년은 4월 18일 ~ 9월 7일)
운영 시간 6월 20일까지 오전 10시~오후 4시, 6월 21일부터 오전 10시~오후 5시
소요 시간 10~15분
구매 방법 예약 없이 선착장에서 현금 또는 카드로 결제

저는 5월 12일 오후 2시쯤 탔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기다리지 않고 표를 사서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선착장은 다리 바로 옆에 있습니다. 표를 사고 줄을 서 있으면 직원들이 배를 잡아 주며 한 줄씩 차례로 앉혀 줍니다. 배 앞쪽과 뒤쪽에는 작은 성조기가 꽂혀 있었습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너무 더운 날에는 운행하지 않고, 배 한 척에 손님이 어느 정도 모여야 출발합니다.

스완 보트 위에서 본 풍경(왼쪽)과 호숫가 산책길

스완 보트 위에서 본 풍경(왼쪽)과 호숫가 산책길

배는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 스릴은 없지만, 물 위에서 보는 풍경은 걸을 때와 또 달랐습니다. 뱃머리의 성조기 너머로 버드나무와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초록색 집, 그 뒤로 빌딩과 교회 첨탑이 한 화면에 들어왔고, 배 옆으로는 오리들이 지나다녔습니다. 5달러가 안 되는 요금으로 보스턴의 오래된 명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5. 뉴베리 스트리트 산책

퍼블릭 가든의 서쪽 출입구로 나가면 바로 알링턴 스트리트(Arlington Street)이고, 여기서 뉴베리 스트리트가 시작됩니다. 매사추세츠 애비뉴(Massachusetts Avenue)까지 약 1.5km 정도 곧게 뻗은 길이라, 공원에서 이어서 걷기 좋습니다.

뉴베리 스트리트가 있는 백 베이(Back Bay)는 원래 찰스강의 갯벌이었는데, 1800년대 중후반에 메워서 만든 동네입니다. 그래서 길 양쪽에 그 시기에 지은 붉은 벽돌과 갈색 사암(브라운스톤) 건물이 줄지어 있고, 건물 1층과 반지하에 옷 가게, 소품 가게, 카페, 식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공원 쪽 입구 가까운 곳에는 고급 브랜드 매장이 많고, 서쪽으로 갈수록 캐주얼한 가게와 카페가 많아집니다.

뉴베리 스트리트와 한 블록 아래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를 오가며 이날 들른 곳은 세 군데였습니다.

  • 칙필레(Chick-fil-A): 코플리 스퀘어 맞은편 보일스턴 스트리트에 있는 매장에서 치킨 버거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 노드스트롬 랙(Nordstrom Rack): 백 베이 보일스턴 스트리트에 있는 할인 매장에서 반바지를 샀습니다. 브랜드 옷을 정가보다 싸게 파는 곳이라, 시간이 있으면 한 번 둘러볼 만합니다.
  • 블랭크 스트리트(Blank Street): 작은 매장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마시며 다시 거리를 걸었습니다.

6. 코플리 스퀘어의 오래된 건물들

트리니티 교회, 보스턴 공공도서관, 올드 사우스 교회

트리니티 교회 → 보스턴 공공도서관 → 올드 사우스 교회

뉴베리 스트리트에서 다트머스 스트리트(Dartmouth Street) 쪽으로 한 블록 내려오면 코플리 스퀘어(Copley Square)가 나옵니다. 잔디밭과 분수가 있는 광장 둘레에 1800년대 후반에 지은 건물들이 모여 있어서, 걷다가 잠깐 쉬어 가기 좋았습니다.

  •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 1877년에 완공된 교회로, 붉은 사암과 체크무늬 장식, 뾰족한 탑이 특징입니다. 바로 옆에 파란 유리로 된 200 클래런던(옛 존 핸콕 타워)이 서 있어서, 오래된 교회가 유리벽에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보스턴 공공도서관(Boston Public Library): 1895년에 문을 연 맥킴 빌딩(McKim Building)이 광장을 마주 보고 있습니다. 건물 위쪽에 '시민이 지어 배움을 위해 바친 도서관'이라는 뜻의 문구가 새겨져 있고, 제가 갔을 때는 정면에 성조기가 줄지어 걸려 있었습니다.
  • 올드 사우스 교회(Old South Church): 높은 종탑과 초록색 돔이 눈에 띄는 교회로, 도서관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코플리 스퀘어 분수, 존 싱글턴 코플리 동상, 200 클래런던과 페어몬트 호텔

코플리 스퀘어 분수 → 존 싱글턴 코플리 동상 → 200 클래런던과 페어몬트 호텔

광장 한쪽에는 오벨리스크 모양 기둥 사이로 물이 흘러나오는 분수가 있고,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광장 이름의 주인공인 화가 존 싱글턴 코플리(John Singleton Copley, 1738~1815)의 동상도 있는데, 받침대에 '미국의 초상화가, 영국 왕립 미술원 회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동상 옆 벤치에는 카메라를 든 여행자와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쉬고 있었습니다.

광장 남쪽의 둥근 모서리 건물은 1912년에 문을 연 페어몬트 코플리 플라자 호텔이고, 그 앞으로 2층 시티 투어 버스가 오갑니다. 보일스턴 스트리트의 도서관 앞쪽은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7. 하루 코스 정리

  • 보스턴 커먼: 파크 스트리트역에서 내려 브루어 분수와 산책로 구경
  • 퍼블릭 가든: 찰스 스트리트를 건너 라군 호수와 다리, 오리 동상 구경
  • 스완 보트: 다리 옆 선착장에서 현장 구매 후 탑승 (4~9월만 운행)
  • 뉴베리 스트리트·보일스턴 스트리트: 점심, 쇼핑, 커피
  • 코플리 스퀘어: 트리니티 교회, 공공도서관, 올드 사우스 교회 구경
  • 시간이 남으면 푸르덴셜 센터와 뷰 보스턴 전망대까지

보스턴 커먼에서 코플리 스퀘어까지는 모두 걸어서 이어지는 거리라, 교통편 걱정 없이 반나절 동안 천천히 돌아보기 좋은 코스였습니다. 맑은 날에는 잔디밭에 앉아 쉬어 가는 시간까지 넉넉히 잡아 두시길 권합니다.

※ 스완 보트 정보는 Swan Boats 공식 사이트, 공원 정보는 보스턴시 공원국을 참고했습니다. 요금과 운영 시간은 해마다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