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무역센터역 오큘러스(Oculus)
미국 · 뉴욕로어 맨해튼 숙소에 머물 때는 세계무역센터역과 오큘러스(Oculus)를 명소 삼아 걸어서 지나가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강 건너 저지시티로 숙소를 옮긴 뒤로는 PATH 열차를 타고 거의 매일 이 역을 드나들게 됐고, 그제야 이 역이 얼마나 편리한 곳인지 알게 됐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하얀 생선 가시나 고래 뼈처럼 보이는 모습이 조금 낯설었는데, 자주 오가다 보니 맨해튼에서 가장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이 글에는 오큘러스가 지어진 배경과 PATH, 지하철 연결, 그리고 역 안 쇼핑몰을 이용하며 알게 된 점을 정리했습니다.
- 이용: 2025년 8~10월, 맨해튼과 저지시티에 머물며 수시로
- 정보: 2026년 10월 기준
1. 9·11 이후 다시 지은 역
세계무역센터 아래에 있던 PATH 역은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졌습니다. 그 자리에 다시 지은 것이 지금의 '세계무역센터 교통 허브(World Trade Center Transportation Hub)'이고, 그 중심 건물이 오큘러스입니다. 2016년 3월에 문을 열었고, 공사비는 약 39억 달러가 들었습니다.
설계는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맡았습니다. 작가는 아이의 손에서 날아오르는 새를 떠올리며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는데, 하얀 철골이 갈비뼈처럼 양쪽으로 뻗어 올라간 모습이 날개를 펼친 새처럼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둥 없이 탁 트인 하얀 홀 위로, 천장의 긴 유리창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테러 현장이었던 그라운드 제로 바로 옆에 이렇게 밝고 하얀 공간을 만든 것 자체가, 그날을 기억하면서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큘러스 바로 앞에는 9·11 메모리얼과 박물관이 있습니다.
2. PATH와 지하철을 잇는 교통 허브
저지시티에서 지내는 동안 이 역을 가장 많이 이용한 이유는 교통입니다. 세계무역센터역은 뉴저지에서 오는 PATH 열차 두 노선의 맨해튼 쪽 종점입니다.
| PATH 노선 | 주요 정차역 |
|---|---|
| 뉴어크 ↔ WTC | 뉴어크 펜 역, 해리슨, 저널 스퀘어, 그로브 스트리트, 익스체인지 플레이스 |
| 호보켄 ↔ WTC | 호보켄, 뉴포트, 익스체인지 플레이스 |
PATH에서 내리면 지하 통로로 뉴욕 지하철 여러 노선과 바로 이어집니다. 교통 허브 전체로는 지하철 11개 노선과 연결되어 있어서,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갈아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통로가 넓고 복잡해 보였지만, 안내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몇 번 다녀 보니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 E선: 세계무역센터역
- R·W선: 코틀랜트 스트리트역
- 1선: WTC 코틀랜트역
- 2·3선: 파크 플레이스역
- A·C, 4·5, J·Z선 등: 풀턴 센터
PATH 요금은 1회 $3.25(2026년 5월 기준)이고, 비접촉 카드나 휴대폰으로 바로 탈 수 있습니다. PATH 이용 방법은 레지던스 인 저지시티 후기에 더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3. 웨스트필드 쇼핑몰과 화장실 문제
오큘러스와 지하 통로에는 '웨스트필드 세계무역센터(Westfield World Trade Center)' 쇼핑몰이 들어서 있습니다. 옷과 화장품 매장, 카페, 식당이 통로를 따라 이어져 있어서, 약속 시간 전후로 구경하거나 비 오는 날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았습니다. 오큘러스 중앙 홀에 서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뉴욕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다만 자주 드나들면서 느낀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역과 쇼핑몰 규모에 비해 공중화장실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여자 화장실은 갈 때마다 줄이 길었습니다.
- 화장실은 줄이 길 수 있으니 PATH를 타기 전에 미리 다녀오세요.
- 오큘러스 중앙 홀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 사진만 찍으러 들러도 좋습니다.
- 바로 앞 9·11 메모리얼과 함께 둘러보면 동선이 깔끔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하얀 갈비뼈 건물이, PATH를 타고 매일 오가는 사이 어느새 가장 반가운 뉴욕 풍경이 됐습니다. 로어 맨해튼을 여행한다면 9·11 메모리얼과 함께 꼭 들러 보시길 권합니다. 9월 11일 밤 이 근처에서 올라가는 빛은 9·11 트리뷰트 인 라이트 글에, 강 건너 저지시티 이야기는 저지시티 워터프런트 글에 정리했습니다.
※ The Christian Science Monitor(2016년 2월), 6sqft(2026년 5월 PATH 요금)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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